이동통신3사가 지난 16일 ‘전환지원금 레이스'(경쟁률)를 시작했다. 첫 공시 금액은 요금제와 단말기 기종에 따라 3만~13만원이었다. 케이티(KT)가 가장 많은 5만~13만원을, 에스케이텔레콤(SKT)은 5만~12만원, 엘지유플러스(LGU+)는 3만~10만원을 제시했다. 주말이 지난 뒤 18일(월요일) 아침 각 사업자들이 금액을 어떻게 조정할지 주목된다.
전환지원금이란 경쟁업체 가입자를 빼오는 과정에서 발새하는 비용(위약금 · 유심 구입비 등)을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입자 쪽에서 보면, 그만큼 단말기 지원금(보조금)을 더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최대 50만원’에 기대를 걸었던 가입자 쪽에서 “놀리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통사들은 “기대 수익과 단말기 제조업체와의 재원 분담 협사 결과 등을 반영해 책정했다”며 “첫 날 가장 낮게 공시했던 사업자가 내일 가장 높은 금액을 다시 공시할 수도 있고, 모레는 다른 사업자가 또다시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통사들은 공시지원금과 전환지원금을 매일 다르게 공시할 수 있다.
업계에서 가입자 수 1위 에스케이텔레콤은 공시지원금을 높여 가입자들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고, 후발 사업자들은 전환지원금을 많이 주는 것처럼 보이게 해 경쟁업체 가입자를 빼오려고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이통 3사는 이날 일부 단말기 기종에 대한 공시지원금도 상향 조정했는데, 에스케이텔레콤의 상향 조정 폭이 가장 컸다.
번호이동을 생각하고 있는 가입자 쪽에서 전환지원금은 기존 단말기 지원금(공시지원금) 가운데 일부를 떼어 다른 이름으로 주는 것에 불과하다. 각각이 아닌 ‘공시지원금+전원지원금’형태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 원하는 단말기 기종과 요금제에 따른 사업자별 공시지원금과 전환지원금에 이어 선택약정할인 혜택과 비교해 유리한 쪽을 고르면 된다.
문제는 이게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 통신사 전직 임원은 “통신사들이 요금 설계 기본 원칙은 경쟁 사업자와 비교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단말기 제조사가 판매촉진과 재고 소진 등의 목적으로 특종 기종에 특별히 많은 금액을 태우는 경우를 빼고는, 비교하기 쉽지 않도록 공시지원금과 전환지원금을 설계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조정할 수 있다”며 여기에 할인 쿠폰과 경품등이 더해지며 소비자 선택을 어렵게 만들것”이라고 했다.
즉 언제 번호이도을 해야 각종 지원금을 더 많이 챙길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환지원금의 경우, 이통사들이 월말 기준으로 공개되는 사업자별 가입자 수 증감 수치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25~말일 사이 반짝 높아질 수 있어 보인다. 가입자점유율 하락이 예상되는 사업자가 빠져나가나 가입자 수를 채우기 위해 전환지원금을 ‘지르며’ 반짝 레이스가 벌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