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이 되어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퇴근하면서 전화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친구의 목소리는 밟지 못했다. 친한 친구이기도 하지만, 친구들 모임의 총무이기에 장인어른의 별세를 알리는 전화였다. 만날때 마다 부모님 혹은 처가쪽의 부모님도 건강을 묻고 있어서 직장암이 완치되었다가 다시 재발해서 다른 부위로 전이되었다는 이야기와 건강이 많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얼마전에 만났을때도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고 했는데 갑자기 안 좋아지셨고 아침에 돌아가셨다고 했다.제수씨는 연락을 받고 아침에 KTX를 타고 울산으로 내려갔고, 친구와 아이는 내일 아침에 내려간다고 했다.
어릴적 ㅇㅇ친구이기도 했지만 그렇게 친한 친구는 아니었다. 그냥 만나면 즐겁게 이야기하는 정도. 그러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계신 시골로 들어가면서 같이 운동을 하면서 굉장히 친해지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고 술 한잔을 하면서 서로 비슷한 점들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 당시 여자친구가 없다는 공통점이 더 친하게 만든 요인이 된 것도 같다. 그 몇년이라는 시간이 지금에 와서는 그 친구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고, 지금도 만나서 술한잔 할때면 가끔 그 시간으로 되돌아 가고 싶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서도 그 당시 같이 운동을 시작하고 또 중간에 포기한 친구까지 총 4명이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달 만나서 즐거운 저녁을 함께 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더 장인어른의 장례식장에 참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걱정이다. 금요일에 결근을 해야 해서 수,목요일에 결근을 할 수 없는 상태. 퇴근하고 갔다 오자니 다시 되돌아오는 시간이 너무 늦을 것 같고….고민이 된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한 친구와의 통화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리고 끝내는 참석을 하지 못했다. 미안한 마음을 문자로 대신하고 부의금을 좀 더 보내는 것으로 대신했지만, 꼭 참석을 해야 할 친구이기도 했는데 계속해서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