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한올오토캠핑장
친구는 4,5년전부터 캠핑을 시작했다. 부부간에 한 사람이라도 캠핑을 싫어하면 할 수 없는데 그런 부분에서 이 부부는 잘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재작년부터는 위치는 다르지만, 겨울철에 장박을 하고 주말마다 간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1월부터 4명이 매달 갖는 모임의 친구를 초대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보류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작스레 이번주 주말에 초대가 되었고, 한 친구가 가족여행이 있어 한명을 제외하고 토요일 오후에 친구의 장박 캠핑장에 도착했다.
한울오토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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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는 컸다. 보통 노지에 텐트를 치곤 하는데, 이곳 캠핑장은 사이트에 철구조물로 지붕과 옆을 막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추위와 바람, 더위를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있는 장점이 되겠다. 친구의 말로는 사이트 갯수가 70개정도가 된다고도 했다. 친구는 이곳에서 10정도의 팀들과 매주 함께 모인다고 한다.
자세히는 둘러보지 못했지만, 화장실과 샤워장, 개수대도 잘 관리되어 있었다. 중앙에 아이들의 놀이터가 자리잡고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이번주가 다른 팀들도 오지 않고, 제수씨도 집에서 쉰다고 해서 우리가 모이기에 최적의 시간이었다.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아도 되었고, 우리외에 한팀밖에 없어 10이후의 매너타임도 어느정도 지키지 않아도 되었다..ㅎㅎ.
도착하자 마자,
간단하게 술 한잔을 하고 5시가 넘어 화로대에 불을 지피고 고기를 구울 숯불을 만들었다. 생각보다 춥지 않은 날씨에 텐트 밖에서 고기를 구우면 술을 마실 수 있어서 더더욱 좋았다.

어둠이 내리자, 이 캠핑장 전체를 우리가 전세를 낸 듯이 고요했다.
한껏 취기도 오르고 분위기도 조명과 장작의 불빛, 간혹 들리는 눈 밟는 소리와 물소리, 차소리가 더해졌다.
약간의 추위는 취기를 잡아 주었고, 뜻밖의 친구가 방문해서 약간의 무료함을 달래주기도 했다.
좋아하는 친구는 아니었지만, 친구의 전화에 먼 거리를 와 주고 되돌아 간 친구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

불멍을 좋아하는 친구는 나를 위해 장작 두 박스를 준비해 주었다.
각기 상황은 다르지만, 이 친구와 나는 작년에 20년 가까이 다닌 회사를 퇴사했다는 공통점도 있고 현재 새로운 일을 새롭게 시작하고 있는 부분도 동일하다.
나와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
[뭐가 그렇게 힘드니?
지금의 이 상황, 모든 것이 힘들구나.
내가 도와줄 부분은 없는 거니?
아니…있어. 내가 이 상황을 잘 견뎌내고 이겨낼수 있도록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게, 나를 좀 단단하게 만들어 줄 수 없을까?
그건, 너와 내가 하나가 되어 어떤 상황에서도 부정보단 긍정으로 찡그리긴 보단 웃음으로 그와 더불어 짜증보단 매사에 감사함을 갖으면 돼…할 수 있지?….응. 할 수 있어.
그럼 됐어.]
별거 없다. 이것이 올 한해를 이겨낼 수 있는 나의 힐링이다.
고맙다…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