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때리기와 명상의 차이
명상은 일종의 멍때리기입니다. 멍때리기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는 것을 뜻하는 표현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멍때리기는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낸다며 타박하는 행위였습니다.
그런 멍때리기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멍때리기 ‘경기’가 열리고 상까지 주니까요. 외국 언론에 소개까지 된 멍때리기 대회는 벌써 10주년이 됐습니다. 불꽃을 바라보며 멍을 때리는 ‘불멍’, 숲에서 하는 ‘숲멍’, 바다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앉아 있는 ‘바다멍’등 종류도 많아졌습니다.
멍때리기는 바쁜 현대인들의 뇌를 쉬게 해주고, 우울감과 불안감을 줄여주며, 창의력과 집중력 향상은 물론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준다는 찬사까지 받습니다. 명상이 가져다주는 긍정적 효과와 비슷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모든 멍때리기가 그런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명상이 일종의 멍때리기지만 멍때리기가 곧 명상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명상은 마음과 정신의 활동까지 멈추도록 하고 쉬는 것인데 단순히 멍때리기만으로는 그 상태에 이르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상하게도 생각을 비우고 멍하니 있으려고 하면 오히려 온갖 자단한 생각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 때문에 종교나 수행단체에서는 생각과 감정의 활동을 멈추고자 다양한 도구를 사용합니다. 호흡에 집중하거나, 특정한 동작을 계속 반복하거나, 주문을 외거나, 어떤 형상을 계속 떠올리거나 하는 것들이지요.
이 중에서 일반인이 가장 하기 쉬운 것이 호흡을 통한 명상입니다.
우선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고 편안한 자세를 취해줍니다. 바닥에 누어도 되고 의자에 앉거나 바닥에 앉아도 괜찮습니다. 누워서 할 때 두 다리는 어깨너비로 벌리고 두 팔은 몸에서 약간 떨어뜨리고 손바닥이 하늘로 향하게 합니다.
바닥이나 의자에 않을 때는 상체를 바르게 세우고 고개가 앞으로 숙여지거나 뒤로 젖혀지지 않도록 해주세요.
다음으로 천천히 눈을 감고 자신이 기뻤을 때 혹은 즐거웠던 때를 잠시 떠올리며 마음을 긍정적으로 만듭니다.
이후 심호흡을 크게 세 번 합니다. 이때 숨을 크게 들이쉬면서 ‘숨이 들어오고 있구나’라고 알아채고 내쉴 때도 ‘숨이 나가고 있구나’라고 알아채면서 숨을 쉽니다.
한숨을 쉰 다음에는 평소와 같이 숨을 쉬되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계속 마음로 지켜봅니다. 그렇게 숨을 쉬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과 정신의 움직임이 잦아들고 고요한 상태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멍때리기, 명상입니다.
유한울/아시아웨이브 명상콘텐츠 기획자